🧑🏻💻 Ep.15 | AI 시대, 개발자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
장애 보고서를 AI에게 시켰습니다. 깔끔하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읽어보면 뭔가 빠져 있습니다. 그때 새벽 3시에 느꼈던 "이거 DB 커넥션 문제 아닌데" 하는 직감, 세 번째 가설을 세우면서 바꾼 방향. 그런 것들이 없습니다.
AI는 글을 잘 씁니다. 하지만 생각을 정리해주지는 않습니다.
1. 개발자에게 글쓰기란
개발자가 쓰는 글은 문학이 아닙니다. 기술 블로그, 장애 보고서, 설계 문서, PR 설명, 커밋 메시지. 전부 글입니다.
이 글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읽는 사람이 맥락 없이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6개월 뒤의 내가 읽어도, 새로 합류한 팀원이 읽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코드는 "무엇을" 말해줍니다. 글은 "왜"를 말해줍니다. 코드만 남기면 절반만 전달하는 겁니다.
2. 글쓰기가 생각 정리인 이유
머릿속에서는 다 정리된 것 같았습니다. 막상 쓰려고 하면 구멍이 보입니다.
"이 부분은 왜 이렇게 결정했지?"
"이 두 개의 관계를 설명하려면 어떤 순서가 맞지?"
글로 쓰는 과정에서 생각의 빈 곳이 드러납니다. 설계 문서를 작성하다가 설계의 허점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글쓰기는 결과물이 아니라 사고 과정입니다. 잘 쓰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는 겁니다.
3. AI는 좋은 퇴고 파트너다
글을 쓰는 건 사람이 해야 합니다. 하지만 다듬는 건 AI가 잘합니다.
✔️ 문장이 너무 길면 짧게 나눠줍니다
✔️ 구조가 뒤죽박죽이면 정리해줍니다
✔️ 오탈자와 어색한 표현을 잡아줍니다
초안을 AI에게 맡기면 생각 정리 과정이 사라집니다. 초안은 직접 쓰고, AI에게 퇴고를 맡기는 겁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쓰고 나서 AI에게 다듬게 하는 것과, AI에게 써달라고 하는 건 완전히 다릅니다.
4. 쓸 게 없다고 생각할 때
"난 특별한 경험이 없어서 쓸 게 없다." 이 말을 하는 개발자가 많습니다. 착각입니다.
✔️ 이번 주에 삽질한 버그
✔️ 새 라이브러리를 도입하면서 겪은 시행착오
✔️ 코드 리뷰에서 받은 피드백을 적용한 과정
✔️ 장애 대응하면서 배운 것
전부 소재입니다. 특별할 필요 없습니다. 내가 겪었고, 내가 배운 것이면 충분합니다. 같은 문제를 겪을 다른 개발자가 반드시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이 글은 특별한 글이 됩니다.
5. 시작하는 방법
완벽한 글을 쓰려고 하면 시작을 못 합니다.
첫 글의 기준을 낮추세요.
가장 쉬운 시작: 오늘 겪은 문제와 해결 과정을 쓰는 것
형식에 매이지 마세요. 서론-본론-결론 같은 구조도 나중에 익히면 됩니다. "이런 문제가 있었다. 이렇게 해결했다. 이걸 배웠다." 이 세 줄이면 글 하나가 됩니다.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내 위키에 쓰거나, 개인 노션에 써도 됩니다.
쓰는 습관이 먼저입니다. 공개는 그 다음입니다.
6. 꾸준히 쓰는 방법
한 편 쓰는 건 의지로 됩니다. 꾸준히 쓰는 건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 소재 메모 습관: 일하다 "이거 글감이다" 싶으면 바로 메모합니다. 나중에 기억나지 않습니다.
✔️ 주기 설정: 월 1편이든 분기 1편이든 주기를 정합니다. 주기가 없으면 "나중에" 가 됩니다.
✔️ 피드백 환경: 글을 공유하고 피드백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있으면 동기 부여가 됩니다.
완벽한 글보다 꾸준한 글이 낫습니다. 월 1편을 1년 쓰면 12편입니다. 12편이 쌓이면 그 자체로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7. 글쓰기는 커리어 자산이다
이력서에 기술 블로그 링크가 있는 개발자와 없는 개발자. 면접관 입장에서 누구에게 더 관심이 갈까요.
글은 "이 사람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문제를 풀고, 어떤 경험을 쌓았는지"를 보여줍니다. 코딩 테스트로는 알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글쓰기 실력은 업무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설계 문서를 명확하게 쓰는 것, PR 설명을 이해하기 쉽게 쓰는 것, 장애 보고서를 논리적으로 쓰는 것. 전부 같은 근육입니다.
글쓰기는 표현 기술이 아닙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행위이고, 쌓이면 커리어 자산이 됩니다.
🌱 개발자의 이야기가 모이는 곳, 루퍼스
쓰는 습관은 환경에서 시작됩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글을 쓰고 공유하는 공간이 있으면 시작이 쉬워집니다. 루퍼스 인블로그에서 현업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읽고, 직접 써보세요.
AI 시대에도 결국 중요한 건 생각하는 힘과 성장하는 환경이라고 믿습니다.
루퍼스에는 성장에 진심인 800+명의 크루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현업에서 부딪히는 고민과 경험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크루들의 이야기. 전액 기부 강의 그리고 다양한 오프라인 네트워킹까지! 루퍼스는 개발자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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